주변에서 이런 가족을 만난다면 궁상스럽다고 생각했을까? 친하기까지 했다면 말리려 들었을까? “한번 사는 인생 폼나게 살자, 그렇게 찌질하게 굴지 말고. 응?”하고 말했을까? 감히, 그러지 못했을 거다. 난방을 하고는 답답하다며 문을 열어놓는 우리가, 옷장에 옷이 가득한데 입을 옷 하나 없다며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백화점을 찾는 우리가, 가까운 가게와 시장 두고 대형마트까지 가며 굳이 자동차 끌고 나가는 우리가, 그렇게 편하게 사는 것에 익숙한 우리인데 말이다. 학력도 빵빵한 부부가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그들은 가난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의식주를 비롯해 부부 관계, 아이들 교육, 일에 대한 성취까지도 철저하게 계획적인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임혜지와 그의 남편, 아들, 딸은 독일에서 ..
자전거를 좋아하지만, 자전거 타는 매순간이 즐거운 것은 아니다.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차도를 피해 인도로 올라가면 보행자의 속도에 맞춰야 하므로 답답하기도 하고, 작은 사고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기도 한다. 어쩌다가 만난 자전거길이 반갑지만 이 길에서조차 역주행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옆에 인도를 두고 굳이 자전거길로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괜한 짜증이 섞이기도 한다. 간혹 한강이나 한적한 길로 나가 별 간섭 없이 자유롭게 바퀴를 굴릴 수 있을 때, ‘이제 자전거 타는 맛이 좀 나네’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게 자전거는 일상인가, 취미인가. 아무래도 취미에 가깝게 생각하기 때문에 자전거 타는 맛 운운하는 것도 같기도 하다. 자전거는 유럽에서 처음 발명되었는데, 이것..
뉴스에서도 아이폰(더 정확하게는 스마트폰)을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나선다. 스마트폰의 활용 범위가 넓다는 것과 그것이 일상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알려준다. 스마트폰은 다운받을 수 있는 어플이 많아 그 종류에 따라 사용 범위가 달라진다. (몇 년 전만 해도 핸드폰에서 TV를 시청할 수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는데, 음악, 동영상, 인터넷 등으로 확대되다가 이젠 일상 속으로 들어오려고 한다) 어플을 다운받으면 명함이나 바코드 문자를 인식해 제품의 상세 정보나 명함의 신상명세를 제공받을 수 있단다. 시중에 정사각형 모양의 새로운 2차원 형식의 QR코드가 생겨 가능하다는 건데, 이건 시작 단계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광고 전단지, 신문, 잡지, 포장지 등 인쇄매체에 QR코드를 사용해 인터넷과 연계해 홍보용으로 ..
어릴 때부터 남산을 좋아해서, 간혹 놀러가곤 한다. 올라가는 방법은 가지가지! 명동역에서 숭의여자대학교 방면으로 올라가 케이블카를 타거나, 충무로에서 버스를 타거나, 걸어올라가거나. 컨디션에 따라 선택하면 그만이다. 가끔 자전거 타고 오르는 사람들은 보곤 했는데,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곤 했다. 그랬던 내가, 로드도, MTB도, 스프린트도 아닌 브롬톤으로 남산 업힐을 결심했다는 것! 브롬톤 카페에서 금남톤(금요일엔 남산을 브롬톤으로 오르자)이라는 것을 운용하는데, 이걸 자꾸 들여다보니까 마음이 들썩들썩거려서 실행에 옮겨버렸다. ^^ 브롬톤의 장점은 점프(대중교통 연계해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함)가 용이하다는 거다. 지하철 끝쪽으로 가면 자전거를 거치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벨트로 고정시켜 놓으..
『가난뱅이의 역습』은 책장에 꽂혀 일 년을 놀았다. 출간 당시 이 책은 여러 경로를 통해 귀에 들어왔고, 단숨에 꽂혀 구매를 결정했다. 그런데 막상 책장을 넘기니 억지스럽고 재미가 없어 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한참 지나서 다시 책을 펼쳤다. 이 책의 추천 이유가 있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역시 덮었다. 억지로라도 읽어보자 했는데, 목차의 처음을 차지하고 있는 ‘여차할 때 써봄직한 가난뱅이 생활 기술’부터 마음에 들어와 앉지를 못하는 것. 계속해서 내 마음과 싸우기 일쑤다. ‘이게 말이 돼?’, ‘저건 기술이 아니라, 그냥 구차한 거지!’ 등등. 결국 책장 구석에 방치되고 말았다. 일 년이 지난 어느 날, 고미숙 선생님의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를 읽었다. 책에 『가난뱅이의 역습』이 언급되어 눈이 ..
십년 정도 됐을까. 내가 니체를 만난 건. ^^ 그때 만난 니체를, 그가 남긴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흘렸더랬다. 굳이 이유를 대자면, 니체 말고 재미있는 게, 신경 써야 할 게 너무 많았달까. 그래봤자 술 마시기고, 그래봤자 아르바이트로 용돈 벌기였는데 말이다. 그리고 2년 전, 그린비 출판사에 고병권 선생님 강의를 들으러갔다가 니체를 우연히 다시 만났다. (사실, 직장에서 니체를 이야기하는 사람 만나기는 힘들다. 까마득히 잊을만한 환경이었달까) 그래도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한다면 좀 억지인 것이, 당시에는 '아, 고병권 선생님은 니체를 참 좋아하는구나' 정도의 느낌을 가졌을 뿐이었다. ^^ 그때 고병권 선생님 말(그저 감전될 기회를 기다려라)처럼, 어느 날 갑자기 니체를 우연히 만나 니체에 감전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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