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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관심 좀 있나요? 막연한 글쓰기가 아니라 그것이 소설이라는 특정 분야일 수도 있겠지요. 오늘 그 소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한 편의 소설을 읽고 나면, 왠지 나도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잖아요? 그렇지만 당장에 고개를 떨구게 되지요. 원고지 한 장 넘기기가 쉽지 않거든요. 이랬던 저는 며칠 전 반가운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작가 이승우가 쓴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인데요. 보세요.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하니, 고마운 마음까지 들지 않나요?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실력파 소설가가 쓴 책답게 미끈합니다. 어려운 이야기를 아주 쉽게 풀어 썼네요. 단 몇 시간 만에 책을 덮었거든요. 하마터면 다 읽었다고 생각할 뻔 했다니까요. 당장에 나도 소설을 쓸 수도 있겠구나 싶기까지 했어요. 하지만 결과는 뻔합니다. 어쩔 수 없이 책을 다시 펼쳤어요. 천천히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는 문구는 노트에 옮겨 적었어요. 부분 필사를 한 셈이지요. 두 번을 읽었더니 어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평이한 문장들로 이런 울림을 전달할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네요. 책을 통해 얻은 교훈은 참 혹독했습니다.
"소설을 다 써 놓고 소설을 써야 한다.” 이 책의 주제다 싶은 문장입니다. 성공한 사업가를 보세요. 이 사람이 사업을 시작할 때 어떤 마음으로 시작했을까요? 사무실 얻어 사업자등록만 했다고 해서 회사가 굴러갈까요? 그것도 성공적으로? 어림없습니다. 이 사람은 영감이 떠올랐을 때, 머릿속으로 온갖 구상을 다 했을 거예요. 윤곽이 잡히자 시장조사를 했겠죠. 어떤 종목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 어떤 마케팅 기법을 사용할 것인지 등등 계획을 철저히 세웠어요. 그래서 성공한 사업가가 된 것이에요. 소설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철저하게 전략가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영화나 TV를 보다 영감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죠? 그렇게 일상에 떠도는 수많은 신호를 붙잡는 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어쩌면 시작도 않은 것이지요. 일상적인 것에 나만의 시각을 입히고, 수많은 재료들을 모아 전체 그림을 먼저 그려놓아야 합니다. 낯선 것이 생기면 그것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고 허물어지지 않도록 튼튼하게 설계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치밀하고 구체적으로 소설이 갈 길을 가본 다음에야 쓰기 시작하는 것이 소설이라는 것입니다. 어휴- 한숨이 다 나와요.
이렇게 한숨이 나와도 소설을 쓰려면 이 책을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영감을 받아 펜 가는대로 쓴 것이 소설인 줄 알았다면 더더더 강력 추천을 해야겠어요. 셰익스피어와 같은 천재적인 소설가가 아니라면 노력파 이승우 작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알려 줄 겁니다.
책 속에 힌트가 참 많아요. 소설가 지망생을 위한 가장 좋은 교과서는 무엇? 바로 좋은 작품이라고 했지요. 그리고 늘 소설의 자장 속에서 살라고 했습니다. 거미줄을 친 거미만이 잠자리를 잡는 것처럼, 지속적인 독서와 사유를 유지하는 사람이 소설의 씨앗을 찾아낸다고 했어요. 당장 실천하기 난해하다구요? 그렇다면 아래 책들을 읽어 보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겠네요.
소설의 자장 속에서 살기 위한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청춘 <지배와 해방>과 <자서전들 쓰십시다>, 밀란 쿤데라 <소설의 기술>, 미셸 투르니에 <떠나지 않는 방랑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 마루야마 겐지 <소설가의 각오>, 장정일 <독서일기>, 한승원 <바닷가 학교>가 있겠구요.
지망생의 교과서가 되어 줄 좋은 작품으로는 이청춘 <소문의 벽>과 <살아 있는 늪>, 하성란 <곰팡이 꽃>, 김원일 <장작 패는 사람>, 임동헌 <아이 러브 토일럿>, 이문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승우 <터널>, 양귀자 <한계령>,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오정희 <새>, 김원우 <무병신음기>가 있겠네요. 특히,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와 함께 읽으면 공부 확실히 되겠는데요.
무작위로 뽑은 건 아닙니다. 책 속에 나오는 것을 정리한 것 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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