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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영상 29도까지 올라 무척 덥다. 봄이 이래도 되나 싶은 게 배신감까지- ㅋ 이렇게 더운 오늘, MBC 파업이 100일을 맞았다고 한다. 추울 때 시작했던 것 같은데 어느새! 땡볕 아래서 파업에 대한 대국민 사죄와 공정 방송 회복을 기원하며 노조원들이 100번의 절을 올렸다고 한다. 왠지, 마음이 뭉클해진다.

 

 

사실, 파업 좋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노조의 고생도 고생이지만, 시청자 역시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없다는 건 무언가를 견디는 것이다. 퇴근 후, 촌철살인의 뉴스를 보며 막힌 가슴을 뚫고 싶은 게 사실이다. 토요일 오후엔 무한도전을 보며 낄낄대거나 그들의 기획력에 놀라고 싶다. 유머와 지성, 그리고 외모까지 겸비한 오상진 문지애 아나운서도 이제는 좀 보고 싶어진다. 주말 뉴스를 책임지던 최일구 앵커의 썰렁한 멘트까지 그립다. 그리고… 광우병 이후의 PD 수첩과 손석희씨 이후의 100분 토론도 제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

 

이번 파업은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회복'을 골자로 한다. 2010년 김재철 사장이 취임한 이후 불공정 방송 사례가 총 52회에 달한다고 한다. 보도 부문에서는 편파·왜곡 보도 등으로 인한 불공정 사례가 36건, 시사·교양 부문에서는 <PD수첩> 취재 저지 등 10건, 라디오 부문에서는 석연찮은 사회자 교체 등이 6건이다. 이에 현재 MBC에서 방송이 무기한 중단되거나 폐지된 방송은 총 5개.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불만제로> 등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비롯해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 <우리 결혼했어요>다. 오늘 인터넷 뉴스를 보니, 일반가정 TV 채널로 송출하는 인력까지 대거 파업에 결합하면서 화면이 안나오는 ‘블랙아웃’ 방송사고도 불사하는 투쟁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가끔 생각은 한다. MBC 파업 어떻게 되고 있는 거야? 이젠 포기해버린 9시 뉴스를 어쩌다 틀어보면 여전히 반토막 뉴스로 때우고 있다. 토요일 오후에 채널을 돌리면 예전에 했던 무한도전이 방송되고 있다. 한 주를 마무리하는 일요일 밤에 즐겨보던 2580도 볼 수 없다. 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구나. 상상 이상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심각성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마음으로 응원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사실, 찾으면 없겠는가 싶지만--;) 한편으로는 극단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파업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MBC로 채널을 돌리지 않는다면? 불매운동이 아니라 불시(보지 않는다^^)운동을 해서 힘을 실어주는 것은 어떨까? 여하튼, 화면이 나오지 않는 블랙아웃도 불사하겠다는 뉴스를 보면서 차라리 방송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이승기와 하지원을 좋아한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두 사람. 그래서 요즘 더킹을 즐겨보고 있다. 높은 시청률을 기대했겠지만, 내용이 난해하다는 이유로 예상만큼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지는 못하는 것 같던데~ 적도의 남자가 궁금해도 늘 더킹에 채널 고정했다. (^^) 이제 종영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방송이 되지 않으면 흐름이 끊기는 것은 물론 그 이후의 시청률도 장담할 수 없을 거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블랙아웃 방송을 지지한다.

 

한 시간짜리 뉴스도 보고 싶고, 무한도전은 정말 보고 싶다. 무엇보다 사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방송의 성격이 바뀌고, 불공정한 관행이 이어진다는 게 잘못됐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까. 이런 문제가 생길 때 이념의 문제를 들이대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정치하는 사람이 아닌데다 오직 MBC!만 외치는 빠(돌려본다. 취향껏!)도 아닌 시청자들은 어떤 사건을 접할 때 문제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우인가 좌인가를 살피지 않는다. 그렇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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