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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차리 추천북

『인간 공자』로부터 시작하는 '논어'의 길

by Dreambike 2015. 1. 11.

좀 한가해진 틈을 타서, '논어'를 공부해보자 생각했습니다. 일상적으로 많이 인용되는 책이기도 하고, 고전 오브 더 고전이기도 한 논어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공자에 대한 (알 수 없는) 애정같은 것에서 시작된 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에는 『논어집주』라는 어마무지한 책을 읽으려고 했으나, "그렇게 시작하면 논어를 절대 읽을 수 없다!"는 충고에 힘입어 워밍업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현재 읽은 것은 『인간 공자』와 『공자와 논어』인데요. 읽으면서 깨달았습니다. 이 책들을 먼저 읽기를 잘했다고요~ 공자라는 인물에 대해, 공자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제자들과 대화를 나눴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도올 논어』는 읽다가 그만뒀습니다. 논어와 공자세가를 읽은 후에 읽기로! 도올 선생의 지식이 총망라되어 쓰인 책이어서일까요? 논어를 읽지 않고는 접근하기 쉽지 않은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하하...

 

먼저,『인간 공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이 책은 중국의 허옌장이 공자의 삶을 소설로 쓴 것입니다. 출판사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극작가이자 감독 허옌장의 장편소설. 공자의 어린 시절부터 중년까지 노나라에서 귀족 세력과 각축을 벌이던 역사를 주로 담고 있으며 이 시기 공자가 겪었던 일들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사기> '공자세가', <논어> 및 전국시대와 진한시대에 내려오는 공자와 관련한 이야기를 소재로 채택했고 사건의 경우 관련 연대는 <공자연보>를 근거로 했다."  (발췌 : 알라딘 인터넷 서점)

 

픽션이 가미되기는 했지만, 이 책은 무척 사실적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관련 역사를 숙지한 후에 쓰인 소설이기에 그렇습니다. 허옌장은 공자가 예(규범)을 중시했고, 그 예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중심에 놓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생을 마칠 때까지의 이야기가 서술되어 있어 분위기를 짐작하기 좋습니다. 특히, 당시의 역사를 잘 모른다면 더더욱 읽고 시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다음 책으로 넘어갔을 때에는 『인간 공자』에 나왔던 자잘한 스토리는 기억에서 지우고 읽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특히, 위나라 경공의 부인인 '남자' & 공자의 스토리는 뭔가 텍스트를 대할 때 방해를 받는 느낌이 들거든요. ^^;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나면 자신감이 생깁니다. 논어를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없는 자신감 말이죠~

 

 

다음에 읽은 책은 『요시카와 고지로의 공자와 논어』라는 책입니다. 말 그대로 요시카와 고지로가 본 공자와 논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논어에 대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지요. 이는 똑같은 텍스트를 대해도 해석이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요시카와 고지로가 본 공자는, 논어는 어떠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책입니다. 절반 정도는 <중국의 지혜 - 공자에 대하여>로 저자의 생각을 서술했구요. 뒤 절반 정도는 <고전 강좌 논어>로 실제 강의했던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동어반복되는 부분도 좀 있지만,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 강의를 듣듯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공자는 자신이 정치에 쓰이기를 바랐습니다. "누구라도 좋다. 나를 써주는 이가 있다면, 1년으로도 충분하다. 3년이면 멋지게 성과를 보일 수 있다"고 했고, "팔아야지! 팔아야지! 나는 구매자를 기다리는 사람이다."라고도 했습니다. 자신은 예로써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당시 중원에 있는 모든 나라 사이에는 살육과 음모가 소용돌이치고 있었죠. 그 혼돈 가운데에서 인간의 선의를 믿었던 공자였습니다. 인간을 긍정하는 정신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혼돈 가운데서 편안을 만들 수 있다 자신할 수도 없었을 터. 그러나 공자는 끝내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를 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이 쓰이기를 바라 14년 가까이 주유천하했으나, 어떤 나라에서도 그를 써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공자는 배우기를 멈추지 않았고, 자신의 의지를 멈추지 않았던 긍정(여기서 긍정은 그 흔한 긍정과는 다릅니다)의 인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너는 어찌하여 말하지 않았느냐? 그 사람됨은 한번 열이 나면 밥을 잊고, 즐거우면 걱정을 잊고, 늙음이 다가오는 줄도 모른다고 말이다."

 

이는 섭공이 자로에게 스승인 '공자'에 대해 물었는데, 자로가 대답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자가 자신을 설명한 문장인데요. 이 문장으로 공자가 어떤 사람인지 눈앞에 그려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런 사람이었기에 오랜 시간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었다고 할까요;;

 

마지막으로, 공자가 강조한 '배움'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끝내려 합니다. 공자는' 정치'와 '학문'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정치는 자신이 가진 인간에 대한 애정을 최고로 표현하기 위한 방편이라 생각했기에 중요하다 했구요. 이러한 애정을 완성시키는 것이 학문과 지식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강조했습니다. 공자는 말합니다. 인을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어리석음이라고. 지식을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페단은 방탕함, 믿음을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도적, 정식을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교(이는 편협한 정의감으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을 말합니다), 용기를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어지러움, 강함을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을 광이라고 했습니다. 아무리 고귀한 가치를 쫓는다고 해도 배우지 않으면 폐단이 생길 수 있음을 경고하는 부분이지요. 그래서 공자는 사려가 뒷받침되지 않는 행동을 가장 싫어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배움'이라는 것은 중요한 테제인 것 같습니다. 어떤 배움이냐가 문제이긴 하지만요~

 

공자는 인간에게 인(선한 본성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있다 믿었습니다. 그렇기에 살육과 음모 속에서도 '인'으로써 세상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다 확신했지요. 하지만 배우지 않으면 그 인조차 쓸모없어지기에 평생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쓸모를 정치로 실현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았구요. 이 낱낱의 맥락들이 한 줄로 꿰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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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정도로 정리하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볼까 합니다. 혹시 논어를 공부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공유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