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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책

책 속에 자전거 박물관이?! 『유혹하는 자전거』

by Dreambike 2012. 3. 14.

자전거 관련 책만 나오면 촉수가 곤두서곤 하는데, 이번에는 가격이 좀 세다. ㅋ 양장본에 두껍고 비싸 보이는 종이(정확한 용어를 알면 좋으련만^^)에 올컬러! 재산이다 생각하고 보유키로 한다. 뭐, 말 그대로 제목에 유혹된 듯!

이 책은 독일의 자전거 애호가인 미하엘 엠바허가 자신이 보유한 자전거를 소개한 책이다. 그는 자전거 마니아들이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자전거 전문 수집가라고 하는데, 그렇게 불릴만하다. 경제적 여유는 둘째 치고, 자전거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가능했겠는가 싶다. 그는 자전거를 일일이 타 보고 이에 대한 감상을 적었는데, 무척 솔직하다. 호평도, 혹평도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글 솜씨가 좀 더 훌륭했더라면, 전문적인 내용이 좀 더 풍성했더라면, 하는 거다. 사진은 손색이 없어 보이나, 맨 끝장을 넘길 때 아쉬움이 남는다. 뭔가 덜 본 듯한 느낌이랄까!



애니웨이! ‘빈티지에서 하이테크까지, 세기의 자전거들을 한 권에 모으다’는 슬로건처럼 이 책에서는 100여 종의 다양한 자전거를 만날 수 있다. 경주, 산악, 투어링, 접이식, 도시형, 아동 등 용도에 따라, 혹은 프랑스, 미국, 영국 등 나라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개인적으로 책을 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은데, 그것은 바로 분류의 방법을 달리하는 것이다. 산악, 경주, 도시형이 아니라 미국, 프랑스가 아니라 부품에 주목하는 것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일맥상통하겠지만^^;) 변속, 브레이크, 서스펜션, 프레임 디자인 등 각각의 특성에 주목하여 보면 훨씬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제목을 유심히 살펴보자. 질문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는 제목에 답이 있다. 이를테면 ‘두 바퀴로 구동한다’나 ‘서스펜션의 혁명’, ‘편안함으로 앞서 나가다’, ‘전기를 이용한 변속’, ‘바람이 탄생시킨 핸들바’ 등등 제목에서 해당 자전거의 특징을 읽어낼 수 있다.



시클 이롱델 레트로 디렉트는 1925년 프랑스에서 생산됐다. 이 자전거의 특징은 페달을 이용해 변속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평지에서는 앞으로 페달링을 하다가, 오르막 길에서는 페달을 반대로 돌리면 된다. 그러면 뫼비우스 띠처럼 생긴 것이 체인의 방향을 바꾸어 기어가 옮겨진다. 와우~




가랭은 1952년 프랑스에서 생산됐다. 여행용 자전거인 가랭은 브레이크가 없는데, 경첨이 달린 핸들바를 한번에 앞으로 밀면 제동이 된다. 제동을 하는 동안은 핸들링을 할 수 없다는 게 안습이지만- ㅋ



AFA 역시 1954년 프랑스에서 만들었다. 당시 유럽, 유럽 중에서도 프랑스가 강세였다는 것을 빈도수에서도 알 수 있다. AFA는 우리가 아는 것과는 다른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유리섬유로 만든 둥근 모양의 스프링을 프레임에 끼워 서스펜션 구조를 만든 것. 그럼에도 그 효과가 탁월하지는 않았다는. ^^




1996년 오스트리아에서 만든 스바루 2WD 듀얼 파워는 두 바퀴로 구동한다. 현재 시중의 자전거는 후륜구동이다. 스바루는 앞바퀴에 톱니가 달린 벨트를 연결해 동시에 움직이게 한 것이다. 이것으로 이륜구동 특허를 냈다고 한다.



1988년 이탈리아는 C-4를 출시하면서 절제의 미학을 보였다. 시트튜브를 생략해 버린 것. 시트튜브를 뺀 대신 포크를 통해 충격을 흡수하도록 했고, 핸들스템에 추가로 서스펜션을 장착해 안정감을 주었다.



1991년 슬링샷을 개발한 것은 미국이다. 슬링샷은 마크가 다운튜브가 부러진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힌트를 얻어 탄생된 작품이다. 다운튜브가 부러졌을 때 더 안락함을 느낀 마크는 유리섬유를 이용한 톱 튜브 한 개에 스프링이 달린 강철 케이블 하나를 다운 튜브로 대체한 것. 특이하다~



1993년 미국에서는 지금 막 유행하는 전기변속을 적용한 케스트럴 200sci를 출시했다. 잽마빅 시스템의 전기 변속기를 사용해 뒷바퀴 변속을 전기를 이용한 것. 지금은 시마노와 캄파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1978년 프랑스에서는 아름다운 프레임을 가진 사블리에르를 생산했다. 곡선미가 흐르는 아름다움, 칠을 입히지 않은, 매끄럽게 흐르는 튜브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1984년 일본, 3렌쇼 슈퍼  레코드 엑스포트를 출시했다. 일본 프레임 제작자 중 단연 최고라 꼽을 수 있는 요시 고노는 공기 역학을 강조해왔고, 이를 위한 자전거를 생산해내는데만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고수 중의 고수로군.



1963년 이탈리아에서는 폴딩자전거인 T8C 포켓 비치를 출시했다. 접어서 간편하게 옮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인 이 자전거는 접어놓으면 조각품처럼 보이기도 하는 예술성까지 겸비했지만, 뒤틀림에 약하다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



이 많고 많은 자전거 중에 내가 타는 브롬톤도 한 자리하고 있어 좀 기뻤다. 치넬리, 마지, 콜나고, 비앙키, 버디, 스트라이다, 알렉스 몰튼 등 친숙한 브랜드도 있으니 너무 고루하다는 생각만 하지 말아주시길~ 취향의 차이겠지만, 지나간 것을 보면 더 관심이 가고, 정이 생긴다. 화보집 보듯 두고두고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