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은 이야기(좋은 책이라는^^)가 있어서, 큰 기대를 하고 책을 펼쳤다. ‘사진에 곁들어진 글을 읽는 것은 인터넷으로 충분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멋진 은유가 가득한 책을 읽고 싶다는 욕망이 넘쳐 책을 들게 된 것. 사진과 글을 함께 엮은 스타일의 책은 많다. 잡지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빠른 속도로 읽고 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금세 해치우겠다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더니 하품만 나고 재미가 없다. ‘아, 역시 내 스타일이 아니야’하며 책을 멀찍하게 치워두었는데, 다른 책을 읽다가도 눈에 밟히고, 몇몇 사진이 떠올라서 결국은 다시 책을 들었다. 그리곤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글을 읽는 호흡을 최대한 길게 했다. 그제서야, 맛이 난다. 글들의 잔치 천천히 글을 읽다보니..
꽤 거창한 이야기이다. 1894년부터 95년까지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자전거 세계일주라는 쾌거를 이룬 과정을 상세하게 그렸다. 주인공인 애니 런던데리가 이 업적을 통해 어떻게 영웅이 되는지, 또 어떻게 사회적 성공을 거머쥐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의 관점에서 좀 역겹기는 하지만 말이다. 두 남자의 내기에서 시작된 세계일주 여성으로서의 역할이 더 억압적이었던 시절, 세 아이를 둔 일하는 엄마로서의 삶에 싫증이 난 애니는 두 남자의 내기에 승부수를 던진다. 어떤 여자도 자전거로 지구를 돌 수 없을 거라는 보스턴의 부유한 두 사업가의 내기를 듣고, ‘내가 해보겠다’며 나선 것. 세계일주를 하는 동안 여행 경비를 제외하고 5,000달러를 벌어야 하며, 의사소통은 영어만 가능하고, 지정된 숙박 업소에 등록을..
글쓰기에 관심 좀 있나요? 막연한 글쓰기가 아니라 그것이 소설이라는 특정 분야일 수도 있겠지요. 오늘 그 소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한 편의 소설을 읽고 나면, 왠지 나도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잖아요? 그렇지만 당장에 고개를 떨구게 되지요. 원고지 한 장 넘기기가 쉽지 않거든요. 이랬던 저는 며칠 전 반가운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작가 이승우가 쓴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인데요. 보세요.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하니, 고마운 마음까지 들지 않나요?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실력파 소설가가 쓴 책답게 미끈합니다. 어려운 이야기를 아주 쉽게 풀어 썼네요. 단 몇 시간 만에 책을 덮었거든요. 하마터면 다 읽었다고 생각할 뻔 했다니까..
우리는 ‘삽질했다’는 표현을 곧잘 쓴다. 아무 이익도 보람도 없는 일을 했을 때 우스개 소리로 넘겨버리는 표현 방식이다. 농담거리로 치부되어야 마땅한 ‘삽질’은 말 그대로 참, 하찮아진다. 아무리 열정을 다했다고 해도 쓸모가 없으니 항변하기도 마땅찮다. 그렇다면, 우리는 당장 삽질을 멈추어야 하는 것일까? 이 책은 연세대 원주 캠퍼스와 덕성여대에서 에 관한 강의를 하며 만난 학생들과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엄밀히 말하면, 사회가 20대를 오해하고 있음을, 보수와 진보를 떠나 기성세대가 말하는 20대는 가짜라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20대가 혁명에 냉소적이라고? 20대, 특히 대학생은 가장 혁명적일 것 같았다. ‘젊음’ 그 자체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어른들은 막연히 생각하기 때문이다..
“착취 계급을 제거함으로써 평등을 실현한다. 노동자가 주체가 된다. 생산 수단을 공유한다. 상속제를 폐지한다. 중앙 기획 경제를 지향한다.” 상류층이 아니라면, 노동자로 고단하게 사는 사람이라면, 끌릴만한 이야기 아닌가. 이는 역사상 최초로 일어났던 사회주의 혁명인 소련 소비에트 혁명이 내세운 기치들이다. 기세 좋게 시작됐던 그 혁명도 독재와 부패로 산산조각나고 말았지만 말이다. 그 결과 우리는 ‘사회주의 국가 = 비현실적이고 가난한 나라’로 인식하며 어느 정도는 냉소를 품게 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소비에트 혁명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다. 스탈린은 나폴레옹, 돼지들은 볼셰비키, 개들은 비밀경찰, 동물 반란은 러시아 혁명, 동물재판은 모스크바 재판, 복서-클로버-벤자민은 프롤레타리아 등을..
쭉 빠진 몸매에 얼굴까지 예쁜 소녀시대가 나와 춤추는 걸 보니 혼이 쏙 빠진다. ‘아, 부럽다.’ 소녀시대의 태연이 최고로 좋다는 남자가 그녀가 왜 좋은지 하나하나 꼽는다. ‘아, 그렇지 못한 내가 부끄럽다.’ 우리는 TV를 보며, 끊임없이, 부러워하면서 부끄러워한다. 하여, 소녀시대가 입어 유행이 된 옷을 사 입거나, 미용실 언니에게 윤아의 단발머리로 잘라 달라고 하거나, 화장 기법을 바꾼다거나, 다이어트에 필라테스까지 받는다거나, 심지어 성형까지 받으면서 덜 부끄럽거나 덜 부러워하려 노력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소녀시대처럼 예뻐지기는 커녕 할 게 점점 많아진다. 쇼핑 목록은 점점 불어나고, 병원 방문 횟수도 좀처럼 줄지 않는다. 어릴 때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간 쥐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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