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자전거 여행 리뷰를 쓰면서 여행 정보를 함께 제공하려고 했는데요. 돌발상황(순토를 이용해서 경로를 기록했는데요. 하루는 순토 배터리가 방전이 되는 불상사가 있었구요. 나중에는 충전 케이블을 분실하기까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귀국하면서 잃어버려 기록은 되었네요. ^^;)이 발생하여 뒤늦게 정리해봅니다. ㅋ 오키나와는 자전거 여행자가 국내에 비해 많지 않아 좀 막막할 수 있는데요.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자전거 여행을 할 때 가장 불편한 것은 짐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결국 내 자전거 혹은 내 몸에 짊어져야 하기 때문에 라이딩에 방해가 되기도 하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공항에 있는 물품보관소를 최대한 활용합니다. (오키나와의 경우에는 국내선으로 가면 물품보관소가 있으니 이용해보세요~ 국제선에는 코인락커는 있으나 보관소는 없어요;;) 자전거를 포장하는 데 사용했던 짐들은 가지고 다닐 수 없으니, 입고 왔던 겨울 코트 등과 함께 보관합니다. 코인락커가 편하긴 하지만 보관 기간이 총 3일로, 제한적이어서 물품보관소 이용을 권합니다.

 

<1일차>

 

 

1일차에는 오키나와 나하 공항에서 라구나 가든 호텔까지 이동했습니다. 총 15km 나오더군요. 라구나 가든 호텔(Laguna Garden Hotel, 901-2224 오키나와 현, 기노완, Mashiki 4-1-1 , 일본)은 추천할만한 곳입니다. 깨끗하고, 특히 조식이 아주 훌륭합니다~ 자전거로 이동을 하면 육체적으로 피곤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잠자리는 최대한 편안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다음 날 좋은 컨디션으로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라도요. ^^ (참! 포켓 와이파이도 꼭 준비해 가세요. 요즘은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길을 찾기 때문에 와이파이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2일차>

 

 

2일차에는 유가프 인 오키나와 호텔을 향해 달렸습니다. 58번 국도를 따라 쭈욱 달렸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경로를 계획할 때 숙소를 중심으로 조사하는 편입니다. 날씨와 관광지, 컨디션 등을 고려해서 이동 가능한 거리를 예측하고 그 즈음에 있는 숙소를 물색하는 방식으로요~ 그러면 의외로 수월하게 계획할 수 있더라구요. 유가프 인 오키나와 호텔(Hotel Yugaf Inn Okinawa, 905-0011 오키나와 현, 나고, Miyazato 453-1, 일본)까지는 총 61km가 나왔구요. 하루종일 비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오로지 달리기만 했습니다. ㅋ~ 숙소는 깨끗하고 좋았습니다. 다만, 조식은 그다지;;

 

<3일차>

 

 

 

3일차는 5일 여행 중 베스트였습니다~ 무엇보다 날씨가 가장 좋았구요, 경로는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전 포스팅을 통해 밝혔듯이, 파인애플 카스테라를 사려고 옆길로 샛다가 산을 계속 탔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그래서 가장 장시간 달렸음에도 총 거리는 46km 나왔습니다. 업힐의 연속이었으니까요. ㅋ~ 코우리 대교를 반환점 삼아 남쪽으로 이동했습니다. 키세 비치 팰리스 호텔에 도착해서야 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키세 비치 팰리스 호텔(Kise Beach Palace, 905-0026 오키나와 현, 나고, Kise 115-2, 일본)에서는 브롬톤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직원분이 계단 밑에 보관하라면서 분실해도 책임을 질 수 없다고. ㅋ;; 결국 스태프 룸에 보관해주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체크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전망은 가장 좋았습니다. 바다가 바로 앞에 쫙 펼쳐져 있는 센스~

 

<4일차>

 

 

이제 라이딩으로는 마지막 날이 되었네요. 숙소는 첫날 묵었던 라구나 가든 호텔로 정해 쭉 내려갔습니다. 올라갈 때 지나갔던 길이어서였을까요. 익숙하지만 살짝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 하지만 중간에 잔파곶으로 빠져서 변화를 모색하기는 했습니다. 잔파곶은 바람이 많이 불어 좀 힘들기는 했는데요. 그래도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이날은 52km를 달렸는데요. 굉장히 일찍 라이딩이 끝났습니다. 오후 일정을 따로 짜야하나 생각할 정도로 시간이 좀 남았지요~ (그래서, 오키나와 여행을 다시 간다면 북쪽으로 더 올라간 후에, 내려올 때는 버스를 이용하는 식으로 일정을 짤 것 같습니다. 브롬톤은 폴딩이 되니까 버스에 실기도 좋구요~ 대부분의 호텔에는 리무진이 있기도 하니까요)

 

하여튼 이렇게 4일차 일정도 끝났습니다. 오키나와는 차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게 그다지 힘들지 않습니다. 속도를 내는 자동차가 많지 않은 데다가, 자전거를 피해주는 배려심도 있거든요. 그래도 트럭이 좀 많은 편이어서 식겁하게 된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여행하기에 좋은 곳이기는 합니다. 도전해보세요~ 여름에는 지나치게 덥다고 하니까 초겨울에서 초봄까지는 자전거로 여행하기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키나와! 자전거 타기 좋습니다. ^^ 그렇지만 변수는 언제나 존재하는 법! 거센 바람 때문에 페달링이 안 될 때도 있구요. 도심을 지날 때면 자전거 탈 때 신경이 곤두서기도 합니다. 차량이 많고, 길도 좋지 않은 경우가 있어서입니다. 그래도~ 기억에는 오래 남을 것 같아요. ㅋ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번에 달린 길이 '센츄리 런' 코스와 거의 일치하더라구요. 어쩌다보니 산을 넘고 또 넘고 했었거든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해 보도록 할게요~

 

 

둘째 날은 사진을 거의 못 찍었습니다. 바로 비바람 때문이었는데요. 처음에만 "윽- 비! ㅠㅠ"라며 움찔하지, 타다보면 비가 오는 건지 안 오는 건지 구분이 안 될 정도의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혼연일체가 되어 버린다는~ ^^ 특히, 이번에는 저 우비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전거도 보호해주고, 보온 효과도 있어서 크게 추위를 느끼지 않을 수 있었어요.

 

 

이번에는 편의점 덕을 크게 봤습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화장실 사용이 참, 문제가 되곤 합니다. 그런데 오키나와에는 편의점에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어서(게다가 깨끗합니다) 좋았습니다. 더불어 간단한 식사와 간식 등이 잘 마련되어 있어서 자칫 끼니를 놓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쳐묵쳐묵 할 수 있었구요. (단점이 있다면 앉아서 쉴 공간이 없다는;;)

 

 

셋째 날이 되겠네요. 처음으로 햇빛이 짱짱~ 반가워라! ㅋ 출발 대기 중인 저의 브롬이입니다.

 

 

사건의 시작은 바로 이 간판 때문이었습니다. 58번 국도를 따라 달리고 있었는데, 저 파인애플 카스테라가 먹고 싶다고 하여 국도를 벗어났는데요. 업힐 코스가 계속되더라구요.  

 

 

 

그렇게 오르고 오르다보니 파인애플 농장이 두둥~ 등장했습니다. 알고보니 관광지였습니다. 하하하;;;

 

 

파인애플 농장 입구에서 사탕수수 주스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오키나와하면 사탕수수가 떠오르기에. 맛이 궁금했습니다. 특이하더라구요~ 그런데, 아저씨 머리카락이 정말 까맣죠? 우스개소리일 수도 있지만, 사탕수수 먹고 까매졌다고 하시더라구요. ㅋㅋ

 

 

산을 넘고 또 넘어 도착한 것이 바로 코우리 대교입니다. 정말 길어요~ 걸어 들어가는 경우에는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우리 대교는 오키나와 북부와 코우리섬을 연결하는 다리인데요. 2005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코우리 섬에 도착하자마자 백사장으로 고고고~ 주저없이 발을 담글 정도의 날씨이긴 했으나 그냥 잠시 뛰는 걸로 만족! 빛깔이 참 고왔는데 사진상으로는 잘  표현이 되지 않네요;;

 

 

아무리 외진 곳이라 해도 만나볼 수 있는 자판기! 목이 정말 마를 때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돈을 쓸 때마다 쌓여가는 동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

 

 

오키나와에서는 마물을 쫓는다고 해서 지붕 위나 도로 곳곳 '시사'를 올려두곤 합니다. 일종의 액막이처럼 쓰이는 거겠죠. 작은 시사는 표정과 상관없이 귀여운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이처럼 늠름한 시사도 있다는 것~ ^^ 잔파곶 가는 길에 만났습니다.

 

 

넷째 날 일정이 바로 잔파곶을 지나는 거였습니다. 검은 절벽과 짙푸른 바다, 그리고 저 등대가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합니다. 날씨가 좋으면 빛깔이 예술이었겠지만..;; 제가 간 날은 거센 바람이 불었고, 무척 흐렸습니다. 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구경은 후다닥~할 수밖에 없었죠.

 

 

자전거 여행은 일반 여행과 목적이나 코스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유명하다고 하는 관광지도 많이 다니지는 못했지요. 날씨는 따뜻하다고 해도 겨울은 겨울! 해도 일찍 떨어지구요. 숙소와 숙소로 이동하는 경로에서 최대한 보고 즐기자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 맛에 하는 여행이니까요~ 그래도 좀 아쉬워서 마지막 날, 공항에 짐을 맡기도 국제거리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공항과 연결된 모노레일을 탔습니다)

 

 

자전거 타는 사람도 보이구요~ (아주 흔한 풍경은 아니라는) 오키나와에는 바이크 타는 사람들이 훨씬 많더라구요. 자전거, 바이크, 자동차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듯 보였습니다. 무튼 반가워서 찰칵~

 

 

국제거리는 쇼핑을 위한 거리. 인사동 느낌도 좀 나구요~ 오래 머물기에는 무척 피곤한 곳이었요. ㅋ 자전거를 탈 때의 피로와 상당히 다른 종류의 피로를 느끼게 하는 듯…. ^^ 이렇게 여행은 끝났습니다. 이젠.. 집으로 고고씽~

 

 

 

 

 

오키나와 먹거리를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다른 여행자들에 비해 무척 빈곤할 겁니다. ^^; 아침은 조식으로 해결하고, 점심은 거의 편의점, 저녁은 숙소 근처의 음식점에서 먹곤 했거든요. 자전거 여행을 하시는 분들은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하하;;)

 

 

가장 대표적인 오키나와 음식입니다. 오키나와에서는 돼지고기 요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데요. 소바에 다양하게 변주되는 것 같더라구요. 면은 밀가루를 이용해서 만들었는데, 식감은 좀 거친 느낌인데 은근 중독성이 있습니다. ㅋ 편의점에서 봤는데 소바만 다루는 책이 있을 정도^^ 이 요리는 굳이 찾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메뉴입니다.

 

 

큐우니쿠 소바는 정통 소바에 질릴 때쯤 나타난 신메뉴입니다. ^^ 무엇보다 육수가 끝내주고요~ 소고기와 숙주의 환상적인 조합에, 밑에 깔려있는 면발이 든든함을 줍니다.

 

 

면이 질린다면? 찬푸르 덮밥을 권해드리고 싶네요. (이름은 제 맘대로 지었습니다;;) 찬푸르는 여러 재료를 섞어 볶는다는 의미인데요. 고야, 두부 등 메인 재료에 따라 고야 찬푸르, 두부 찬푸르 등으로 불립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배추 찬푸르 되겠네요. ^^ 정말정말 맛있었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할 때에는 맛집을 굳이 찾지 않게 되는데요. (접근성이 좋지 않아서이기도 해요) 그런데, 경험치로 보면 끌리는 음식점에 무작정 들어가서 먹을 때가 훨씬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요.

 

 

앞의 포스팅에도 등장했던 사탕수수 주스입니다. 사탕수수 대를 갈아 그대로 추출한 음료~

 

 

블루실 아이스크림에 중독이 좀 되었다는. 그중에서도 베니이모! 오키나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맛이기도 하지요. 파인애플, 망고도 특산품이라서 맛이 좋습니다. 상큼해요.  

 

 

그리고 피로도 풀겸 가볍게 마셨던 맥주랑 사케. (사진에는 없지만) 오리온 생(生)맥주는 정말 끝내줍니다. 오키나와 가시는 분들은 꼭 드셔보시길~ 오리온 맥주는 오키나와에서만 생산이 되죠. 그래서 공장에 견학가시는 분들도 꽤 있는 것 같더라구요.

 

 

애증의 파인애플 카스테라. 사진은 없네요. 달콤한 맛이 일품입니다~ 이 카스테라 덕에 여행이 더욱 다이내믹해졌어요. 업힐도 하다보면, 무념무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ㅋ

 

 

 

마지막으로 베니이모 타르트입니다. 자색고구마가 대표적인 만큼, 이를 이용한 상품들도 줄줄이~ 베니이모 타르트는 관광객들이 제일 많이 구입하는 품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살짝 맛을 봤는데, 차게 해서 먹으니까 맛있더라구요. 사실, 이 외에도 다양합니다. 찬스코우(류큐 왕조 때부터 만들어진 전통과자), 우미부도우(해조류가 유명한 곳인만큼 다양한 해조류를 맛볼 수 있습니다), 오키나와 흑설탕, 사타안다기(밀가루 반죽에 설탕 넣어 튀긴 도너츠), 어묵 등등~ 먹지 못한 것도 있고, 사진을 미처 찍지 못한 것도 있는데요. 다음에 간다면, 좀더 다양하게 접해보고 싶긴 합니다.

 

 

 

 

 

직업상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에는 자전거를 맘껏 타지 못해, 올해 겨울에는 오키나와에 다녀왔습니다. 지금 오키나와는 한국의 가을 느낌을 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전거 여행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인 거죠! 물론, 변수는 있습니다. 바로 비에요. 겨울 자전거 여행 때마다, 예외없이 내리곤 했던 비느님~ 올해도.... 역시 비와 함께였습니다. (이젠 뭐, 웃음만 나온다는. ^^;)

 

 

비바람이 몰아치는 오키나와.. 이번엔 아예 우비를 준비해서 갔습니다. ^^;

 

오키나와에서는 매년 1월에는 ‘오키나와 센추리 런’이, 11월에는 ‘뜨루 드 오키나와’가 열립니다. 온난한 기후와 아름다운 풍경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처럼 느껴지죠~ 그래서인지, 대회를 찾는 사람이 꽤 많고, 재신청률도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저 역시, 이런 마음으로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한국의 제주도, 아시아의 하와이라 불리는 오키나와가 처음에는 휴양지처럼 다가왔던 것입니다. 그랬었는데… 오키나와를 다녀오고 나서야, 오키나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풍경은 참,, 넋을 잃게 할 정도입니다. 

 

첫 날, 공항에 내려 숙소까지 약 20km를 달렸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워밍업하기 좋은 거리죠~ 처음 가는 곳이라 어색하고 불안하기도 했지만, 무리없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따뜻한 것 같으면서도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오키나와를 채우고 있달까. ‘이 느낌 뭐지?’ 여행 내내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오키나와 옛 이름은 류큐입니다. 여러 개의 부족 국가였다가 1429년에 통일된 왕국, 류큐왕국이 되었어요. 일본과 중국에 조공을 바치며 반독립국 정도의 지위를 갖고 있었으나, 1879년 일본에 정벌당해, 일본령 오키나와가 되었습니다. 오키나와의 근대 역사는 참혹합니다. 일본 태평양 전쟁 때, 미군이 오키나와 동쪽의 게라마에 상륙하면서 전투가 시작되었고, 만 14세부터 70세에 이르는 남녀노소가 모두 전쟁에 강제 동원되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일본은 미국에게 제안합니다. 오키나와가 일본 땅인 것을 인정하면 25~50년 동안 오키나와를 지배해도 좋다고. 그렇게 오키나와는 미국의 군사기지가 되었습니다. 1970년에 이르러 태평양 섬나라에 독립열풍이 불게 되는데, 오키나와도 그 바람을 탑니다. 해서 류큐독립당을 만들어 공화국을 세울 만반의 준비를 했지요. 하지만, 미국은 오키나와를 본토에 반환합니다. 1972년, 오키나와와 일본 본토를 연결하는 국제선은 국내선으로 바뀌고, 오른쪽 통행했던 것을 좌측통행으로 바뀝니다. 일본의 속국이 되었다가, 총알받이로 사용된 다음, 미국에 팔아넘겨졌다가, 다시 일본으로 넘겨진 섬, 그것이 바로 오키나와입니다. (이 나열된 역사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다 풀어놓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메리칸 빌리지입니다. 관광객들의 필수코스로 알려져 있기도. (국제거리에 이어 쇼핑의 메카이기도 합니다)

 

여행 내내 58번 국도를 타고 달렸습니다. (중간에 관광지 들른다고 옆길로 새기는 했지만 기본은 그랬습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보면, 미군기지가 끝도 없이 펼쳐져있습니다. 조그만 땅덩어리에 이렇게 큰 미군기지라니… 게다가 이젠 본토 일본에 반환된 된 땅이 아니던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반환 이후 오키나와의 미군기지화는 더욱 공고해졌다고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오키나와 사람들 중에는 아직도 전쟁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미군기지가 버젓이 존재하고 있고, 훈련이 계속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특히 편대비행을 끊임없이 수행한다고 하는데, 이 소리를 계속해서 듣게 되면 전쟁 상황을 연상하기 쉽지 않을까요? 이러니 시간이 지나 기억이 퇴색되는 것이 아니라, 더 부풀려지고, 되풀이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대부분 우산을 쓰지 않습니다. 가장 놀랐던 풍경이기도 했습니다. 우기에 해당하는 오키나와의 겨울비에 우비와 우산을 준비해 갔던 게 머쓱해졌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것은 마치 시대적 풍경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간단히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을 겪어낸, 아니 겪어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 과정에서 크게 분노하지 않았고, 엄살을 부리지 않습니다. 다만 겪어낼 뿐이었죠. 그들에게 비는 그런 사건들처럼 보였습니다. 비가 올 때에는 비를 맞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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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진지했네요. 그렇다고 해서 여행을 우울하게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 다녀와서 관련 자료와 책들을 접하고 나서 증상이;; 곧 짧은 여행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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