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망했습니다. 하하;;

바쁜 일정 때문에 자전거 여행을 포기해야만 했다는!

그래도 미련이 남아 제주도 일주를 계획했습니다. 

쨔잔~

 

 브롬톤 포장도 꼼꼼히 하고, 짐도 최소화했어요. 

이제 출발하기만 하면 됩니다!

 

너무 일찍 일어나긴 했어요.

그렇긴 했지만, 이륙과 동시에 잠이 드는 클래스. 감탄 ㅋ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제주도는 눈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우비도 챙겼겠다) 무조건 자전거 타고 고고인데요.

이번에는 왠지 몸이 사려지더라고요.

그런데, 감기몸살이 뙇! 왔습니다.

이거슨 숙소에 도착에 넋이 나간 모습입니다. ^^;

 

그리하여 자전거는 렌터카에 저렇게 오래도록 실려있었다는;;;

 

다음날 죽과 칼국수를 먹고 정신을 차려봅니다. 

보말죽과 보말칼국수인데요.

깔끔하고 맛있습니다. 양이 좀 아쉽긴 하지만요. 

 

송악산 근처에서 라이딩을 해보았습니다.

왼쪽 위에 눈 덮인 백록담이 보이시나요?

사진으로 잘 담기지 않았는데, 정말 멋있었어요.

 

아쉬운대로 약천사에도 들려보았습니다.

이곳에서 보는 바다 풍광도 멋지지만, 위의 법당이 동양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실제로 보면 어마어마한 느낌도 있고요.

봄부터 가을까지 물이 샘솟는다고 하여 약천사라고 한다고 하네요.

저는 오백나한(오백명의 깨달은 자)을 모신 법당이 인상적이었어요. 캐릭터가 다양해요~

 

이렇게 찔끔찔끔 움직이며 하루를 보낸 후에 다시 호텔로!

 

 

셋째 날 아침입니다.

이날 날씨가 가장 좋았어요.

 

하지만 자전거를 탈 수도 없고,

기침과 오한 때문에 바깥 활동도 힘들어서 

하루 당겨 집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했습니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그리스 신화 박물관'이 눈에 띄어 입장!

 

입구에 올림포스 신들이 모여있는 액자가 있어 찍어보았습니다.

 

헤라클라스가 당하는 12가지 고난을 다양하게 전시해두었는데요.

트릭아트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두었어요.

이런 거 하고 놀았습니다. ^^;

 

메두사를 물리치는 장면. ㅋ

 

트로이 전쟁을 다룬 관에 들어오니 아주 신이 났습니다.

요즘 <일리아스>를 읽고 있더라고요.

헥토르와 아킬레우스의 전투가 인상적이잖아요.

뭐 여튼 신이 나서 저렇게. ㅋ

 

원래 박물관은 잘 가지 않는 편인데요.

그리스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발길이 머물더군요.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비행기 시간 때문에 용두암 해안도로에 들려 

바다를 바라보고 바라보다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말 그대로, 놀멍 놀멍(천천히) 제주도 여행이었는데요.

이렇게 하는 것 없이 시간을 보내기는 또 처음입니다.

날씨를 만만히 봤다가 큰 코 다친 셈이죠.

이렇게 여행 시즌도 가고,

겨울도 가는가 봅니다.

 

경자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에는 좀 더 다채로운 자전거 여행 소식을 전하고 싶네요. 

^^

 

 

제주도 여행 동안 입을 즐겁게 해준 음식 사진입니다. 사실, 회랑 고기! 좀 뻔하잖아요. ㅋ 그래서 여행 전에 검색을 좀 하고 갔는데, 여행 중 생기는 변수들 때문에 의외의 것들을 많이 먹게 된 것 같아요. 첫날은 동문시장에 가서 장을 봤습니다. 서귀포 칼 호텔에서 꽤 가깝더라구요. 자전거 타고 다녀왔는데, 무난한 거리였습니다.

 

 

 

배가 고파서 들어간 죽집인데요. 메뉴판에 많은 종류의 죽이 있었지만, 옆에 쌓여있는 호박에 대한 믿음으로 호박죽을 주문했습니다. 할머니 혼자 하시는데요. 맛이 일품입니다. 입이 떡~ 벌어집니다.

 

 

특히, 이 반찬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군요. 정말정말 맛있습니다. 동문시장에 가시면 덕이죽집에서 호박죽 드셔보세요~ ^^

 

 

 

유명세를 좀 탄 동문시장 횟집입니다. 고등어회를 떴습니다. 옆에 은갈치 색의 갈치회는 서비스~ ㅋ 고소한 것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하루의 피로를 싹 가시게 해준 고등어회였네요.

 

 

 

해삼과 소라예요~ 라이딩 중 먹었죠. 소라는 잘못 삶으면 비린내가 나서 먹기 힘들다고 하시네요. 전문가의 손길을 빌려 먹는 게 속편하죠. ^^

 

 

 

해녀촌의 전복죽! 유명해서 말이 필요없는 집이죠. 아침에 손 든든히 하려고 뚝딱했습니다~ 조미료를 넣지 않고 만든 고유의 맛이 인상적이었어요. 색상도 예술이네요~

 

 

 

이전에 회국수에 감복해서 이번에도 찾았습니다. 동복 해녀촌! 회국수와 성게국수를 주문했구요. 이전보다 사람이 더 많더라구요. 단체손님으로 들썩들썩~ 다시 찾으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던데, 전 맛있게 먹고 왔네요.

 

  

 

한라산 등반 후에 몸보신 차원에서 먹은 전복 두루치기인데요. 맛있었습니다. 끓기 시작하면 파무침과 무채, 콩나물 등을 넣어서 끓이는데, 맛이 오묘하더라구요. 저 안에 고기도 숨어 있답니다. 하하항~ 상호가 <제주명가 두루치기>였던 것 같습니다.

 

 

위에 전복 라면과 아래 해물 파전인데요. 제주에서 돌아오는 날, 점심으로 해맞이 쉼터라는 곳에서 쳐묵쳐묵했습니다. 워낙 포스팅이 많아서 일부러 찾아간 곳이었는데, 생각만큼은 아니었어요. 뭔가 경직된 분위기도 그렇고~ 운대가 맞지 않은 거겠죠;; 

 

 

창가에 앉아서 먹으면, 밖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 꽤 멋있습니다. 갈매기들이 떼로 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멋있습니다. 저 하얀 점들이 바로 갈매기. ㅋ

 

 

 

음식도 맛있지만, 제주도 자체가 참 맛있는 여행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 풍경들과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일상으로 컴백했네요. 이런 걸 '정신적 충전'이라고 부르는 거겠죠. ^^; 다음을 여행을 기약하며 이만 총총~

 

 

저는 한라산 특히, 백록담과 인연이 없습니다. 갈때마다 통제가 된다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폭우, 폭설! 이번에는 기어코 오르리라 생각하고 새벽같이 일어나 성판악으로 향했습니다. 차로 올라가는데 눈 내리는 게 심상치 않다 했더니, 역시 통제가 되었습니다. --; 어쩔 수 없이 진달래 휴게소까지만 오르기로 했습니다.

 

 

중간에 노랗게 표시된 부분이 바로 제가 오른 한라산 코스입니다. 이렇게 보니 정말 짧아보이네요. ㅋ 그래도 장장 7시간 동안 걸어다녔다는! 그런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더라구요. 휴게소에는 자리가 모자라, 때아닌 자리 전쟁까지.

 

   

 

성판악 탐방로 입구에서 한 컷! 나름 준비는 철저하게 했습니다. 아이젠 없이 오르는 분들 거의 안 계시더라구요.

 

 

 

눈이 오다 그쳤다를 반복했구요. 눈이 꽤 쌓여 있어서 등산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오르고 또 오르고!

 

 

 

진달래 휴게소 인근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동화 속 세상 같습니다. 역설적이지만, 포근하고 고요하고 따뜻해 보이는 풍경입니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사발면은 먹고 가야죠~ 따끈한 국물 덕에 몸이 조금 녹는 듯 느꼈졌습니다. 제 주위에 서 있는 분들, 다 기다리시는 분들--;; 빨리 먹고 일어나야 합니다. 한라산 겨울 등산의 함정은.. 앉아서 쉴 수 없다는 거였어요. ㅋㅋ

 

 

 

이게 끝인가 했는데, 내려오는 길에 사라오름으로 가는 길이 있더라구요. 조금 가다 보니, '아!'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사라오름이 나옵니다. 정말 뻥~ 뚫려있어요. 가슴이 트이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사라오름을 지나 전망대로 올라가면 감탄사가 다시 연발됩니다. ㅋ!

 

 

먹구름이 지나가면 살짝살짝 보이는 백록담 모습에 사람들이 와와~ 거리구요. 하지만, 역시 시크합니다. 잘 안 보여줘요. ㅋ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풍경도 멋있습니다. 진달래대피소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훅! 하고 들어와주더군요.

 

  

 

성판악 코스는 완만한 편에 속합니다. 눈길이라 올라가기는 좋았는데~ 내려오는 길은 정말 지루했습니다. ㅋ 연 이틀 라이딩으로 다리가 좀 힘든 터라 쉬엄쉬엄 내려왔더니 더더욱 지리한 느낌이! 모자 위에 쌓인 거 보이시죠? 저 사람.. 정신을 놓은 듯 보입니다. 하하하;;

 

 

 

 

 

겨울이 왔습니다.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좀 심심해졌습니다. (^^) 휴일 하루 없이 일했던 뜨거웠던 지난 날을 돌아보며 한 며칠 여행 다녀와도 되겠다 싶어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그런데, 비와 눈으로 범벅된 일정이 되었지 뭡니까;; 하지만, 날씨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놀다 왔습니다.

 

 

서귀포에서 성산, 제주시까지 노란색줄로 표시된 구간을 자전거로 돌았습니다. 첫날은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우비를 입고 견뎌냈는데요. 고생을 바가지로 했지요. ㅋ; '모처럼 낸 휴가인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네'라고 속으로 구시렁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재미있기도 했네요. 더욱 생각이 나기도 하구요~

 

 

해안도로를 처음 만나고 반가운 마음에 찍은 사진입니다. 돌담과 브롬톤, 제법 잘 어울리죠~

 

 

가방에도 레인커버를 씌워주고, 저도 비닐옷으로 씌워주고, 그랬습니다. 장갑과 신발, 바지 정도는 가볍게 포기해줬구요. ㅋ; 춥기는 했지만 계속된 라이딩 덕에 감기는 걸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펑크를 만나고 말았습니다. 제주도에 올 때마다 통과의례처럼 따라오는 펑크! 펑크가 나지 않으면 서운할 정도네요. 하하;; 다행히 옆에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튜브를 재빨리 교체해줬습니다.

 

 

 

해안도로 따라 가다가 작은 횟집(?)을 발견하고 들어갔습니다. 해삼과 소라를 주문했는데요. 준비하시는 동안 고구마와 둥굴레차를 무한 제공해주셨습니다. 모든 것이 꿀맛이었어요. ^^ 특히, 해삼은 제가 지금껏 먹은 것중 가장 맛있었어요. 지금도 침이 꼴깍 넘어가네요. 난로 옆에서 재충전 끝내고 험난한 라이딩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사진도 이렇게 찍어줬구요~ ^^ 둘째날은 비가 거의 오지 않았어요. 다행히도요. ㅋ 하지만 길이 미끄러워서 조심하며 라이딩을 했지요.

 

 

 

여유롭게 달리면서 중간중간 자전거를 모델로 놓고 사진을 찍었어요. 뭐, 어디에 놓아도 예술이네요. 맑고 밝은 날을 그리워했는데, 흐린 날씨라 더운 운치있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달리다가, 구경하고, 사진 찍고~ 무한 반복!! ㅋ 이렇게 여유부리다가 제주시에서 렌트카 약속 시간에 늦을 뻔;; 마지막에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렸네요. 제주시는 업힐도 장난 아닌데 말이죠~

 

 

어쨌든, 이렇게 이틀에 걸쳐 라이딩을 마쳤습니다. 나중에 차로 이 길을 그래도 지나갔는데요. 자전거로 달리면서 봤던 풍경과 사뭇 다르더라구요. 역시, 빠른 여행은 많은 것들을 놓치게 하는 것 같아요. 자전거로 달리면,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 속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걷기'는 자전거보다 더하겠죠? ^^; 여행중에 자전거 타는 일행은 딱 한번 만났는데요. 걷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으시더라구요.  

 

 

 

성산 일출봉이 눈앞에 보이는 따뜻한 펜션(해 뜨는 집)에서 하루를 보내니 기분까지 좋았다. 전날, 슈퍼에서 하얀 소주와 과자들을 좀 사가지고 오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귤 몇 개를 넣어주신다. 너무 맛있어서 혼자 먹기 아까우시다고. ㅋㅋ 정말 맛있었다. 어쨌든 좋은 기억을 가진 성산항을 출발했다.

출발할 때는 바람이 잔잔해서 해안도로를 따라 쭉 달렸다. 성산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길은 관광지로 크게 유명한 곳이 없어 좀 쓸쓸하기는 한데, 꾸미지 않은 자연적인 모습이 좋다.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겠고. 마지막 날이기도 한 만큼 쉬엄쉬엄 즐기며 가기로 한다.

 
 

조금 더 달리자 바람도 세지고 빗방울도 간혹 떨어진다. 바람이 세게 불 때는 내리막이 평지가 되어 페달을 굴려야 하고, 평지는 오르막이 되어 페달을 더 세게 굴려야 한다. 그래도 전만큼 바람이 야속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바람이 불어 밀치면 밀치는 대로 리듬을 타며 달리기로 한 것. 그랬더니 라이딩이 훨씬 편해졌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또 배가 고프다. 배가 금방금방 꺼진다. ㅋ 아무 식당이나 걸려라하고 눈에 불을 켜도 보이는 게 없다. 결국 아쉬운대로 길에서 귤을 까먹고, 그 힘으로 조금 더 달렸다. 가게가 나와 과자라도 사먹을까 하다가 조금 더 달리니 나온 해녀촌. 이곳의 회국수와 성게국수가 유명하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어 더 반가웠다. 주저없이 들어가 먹었는데, 그 맛은 정말 언빌리버블~ 지금도 침이 꼴딱꼴딱 넘어간다. 제주에 가면 꼭 먹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메뉴다.

 

바람이 거세지고, 해안도로 뚝 끊겨 일주도로로 나와 제주공항까지 내리 달렸다. 중간에 덕인당에 들려 보리빵을 좀 사왔다. 그런데, 바로 앞에 신촌쑥빵이 있었다. 쑥빵으로 유명해 서울에서 주문해 먹고 있는 집! 반가웠다. 집에 신촌쑥빵이 있는 관계로 구매는 패스~



제주 공항 도착! 다리가 후덜덜~ 날씨가 좋지 않다고 궁시렁대기는 했지만, 변화무쌍한 날씨 덕에 추억들도 다이내믹한 듯하다. 여행자로 사는 삶은 어떨까 싶은 생각까지 하게 된 여행이었다. 어떤 측면에서, 이번 여행은 가난한 여행이었다. 비싼 호텔을 찾아다닌 것도 아니고, 비싼 회나 고기로 배를 불리지도 못했다. 하지만, 페달을 돌리며 제주를 더욱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고, 제주를 다 돌고나니 그 증명으로 다리가 뻐근했다. 이런 여행이야말로 제대로 된 여행이 아닐까 싶다. 이런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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