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내게는 조금 생소한 작가이다. 2010년 고은 선생님과의 노벨문학상 경합에서 수상을 거머쥐었다는 풍문 정도를 기억할 뿐. (^^) 우연한 기회에 다른 책을 읽다가 꼬리를 물게 된 것이 이 작가를 제대로 만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바르가스 요사의 책들은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신선한 느낌을 준다. 제일 먼저 손이 간 것은 바로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펜을 들게 만드는 힘은 ‘반항심’ 작가로서의 출발점은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요사는 반항심이라고 얘기한다. 현실세계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커, 자신의 현실을 상상력과 욕망으로 바꾸려 노력하는 사람이 글을 쓰게 된다는 것. 일리가 있다. 우리의 현실은 너무 뻔하다. 때로는 믿기 힘들 정도로 거짓으로 가득 차 있어 몸이 부들부들 떨..
글쓰기에 관심 좀 있나요? 막연한 글쓰기가 아니라 그것이 소설이라는 특정 분야일 수도 있겠지요. 오늘 그 소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한 편의 소설을 읽고 나면, 왠지 나도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잖아요? 그렇지만 당장에 고개를 떨구게 되지요. 원고지 한 장 넘기기가 쉽지 않거든요. 이랬던 저는 며칠 전 반가운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작가 이승우가 쓴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인데요. 보세요.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하니, 고마운 마음까지 들지 않나요?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실력파 소설가가 쓴 책답게 미끈합니다. 어려운 이야기를 아주 쉽게 풀어 썼네요. 단 몇 시간 만에 책을 덮었거든요. 하마터면 다 읽었다고 생각할 뻔 했다니까..
기계적으로 다리를 움직이고 있는 길 위의 하루키를 보았다. 표정을 잃은 그가 걷기와 뛰기 중간쯤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것. 이번 마라톤을 끝내면 다시는 뛰지 않으리라, 하는 그런 지친 표정이다. 방 안에 앉아 매일 소설을 쓸 줄 알았던 하루키에게 마라톤이 어울리나? 그런 생각이 앞서지만, 먼저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한다. 모든 경험은 소설가의 자양분이 된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식당을 경영했다. 낮에는 식사를 밤에는 술을 팔았다. 무려 7년 동안 지속되었다니 왠지 의외란 생각이 든다. 그래도 꽤 성공적인 케이스였던 모양이다. 그가 전업 작가로 폐업을 하자 주위 사람들이 어렵게 이룬 성공이 아깝지 않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던 걸 보면. 그는 어떤 계기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까? 야쿠르트 스왈로스 팬이었던 하..
대체 언제였지. 뭐 이런 책이 다 있어 싶었던. 를 통해 하루키를 처음 알았고, 그의 매력에 흠뻑 취해 등장인물의 말투나 생활방식을 흉내내기도 했었다. 일본이 다시 보였고, 일본 소설을 즐겨 읽게 됐고, 일본 여행을 계획하게 하는 교두보 역할 같은 걸 했었다. 하루키는 그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를 영화로 찍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이 들었다. 영화를 통해 그때의 흥분과 감동을 다시 느낄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늘 그렇듯 실망만 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섞이는 거다. 그리고 영화를 봤다. 의아한 마음에 다시 책을 읽었다. 두어 번 정도 읽은 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처음 읽는 책처럼 느껴지는 거다. 주인공의 이름과 몇몇 스토리는 잔존..
저는 오늘 요조라는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그는 익살을 서비스하며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익살을 떨게 된 이유는 인간 세상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해하지는 못해도 그 인간 곁에서 살고 싶어서였습니다. 즉 그의 인생 전체는 오롯이 연기였고, 자신이 만든 극본으로 한 편의 드라마를 찍은 셈이 됩니다. 그런 그도 결말을 예상하지는 못한 걸까요. 말 그대로 그의 결말은 무척 끔찍했습니다. 스물 일곱 살이 되는 동안 세 번의 자살을 시도했는데 죽지 못했습니다. 새치가 머리를 덮고 알코올과 모르핀 중독으로 이가 빠져 겉모습으로만 보면 마흔은 넘어 보입니다. 게다가 외딴 시골에 갇혀 육십이 넘은 할머니와 살면서, 때로는 겁탈을 당하기도 한다니 말 다했습니다. 그는 줄곧 자신이 실격된 인간이라고 생..
글쓰기 책에는 글쓰는 방법이 없다?! 글쓰는 것에 관심이 많다. 소설을 쓰고 싶기도 하다. ‘이거다’ 싶은 소설을 만났을 때 이야기이지만. 그렇게 한 소설에 꽂히면 자연스럽게 글쓰기 책을 찾아 읽게 된다. 소설로 가는 지름길 혹은 글쓰는 기술을 전수해 줄 것 같은 기대 때문일 거다. 지금까지 그랬듯 당연히, 도움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영 퍼센트라고는 말 못하겠다. 간혹 도움을 받기도 한다. 문장을 만들 때 ‘그건 너무 상투적이잖아?’라면서 코치를 하기도 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머리를 뜯고 있으면 ‘산책이라도 하는 게 어때?’라며 뻔한 조언을 하기도 하니까. 뭐, 불만은 없다. 내심 그것으로 만족하는 편일 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한 방에 통하는 ‘비법’이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으니까. 그런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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