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소녀의짓궂음1 나쁜 소녀는 정말 나빴을까? 『나쁜 소녀의 짓궂음』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소설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그의 소설을 대하면 이게 바르가스 요사의 색깔이구나 싶은 게 있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파괴되고, 다수의 화자가 무작위적으로 등장하지만 그 안에서 묘하게 질서를 이루고, 어느 순간 스토리가 딱 잡히는데, 그때 ‘와!’하며 감탄사를 날리게 된다. 이런 것이 소설가의 상상력이구나 싶지만 한국적 소설에 익숙한 나는 때때로 피곤함을 느끼기도 한다. 익숙하지 않은 것과 친해질 때 따라오는 통과의례랄까. 하지만 『나쁜 소녀의 짓궂음』은 달랐다. 기존 소설과 달리 얌전했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착한 소년’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소설을 주도했으며, 어릴 때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자연스러운 혹은 정상적인(?) 전개를 보였다. 바르가스 요사가 강조하던, 소설적 설.. 2011. 10.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