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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예능을 참 좋아합니다. 뉴스, 다큐, 시사, 드라마 등등 TV의 모든 것을 즐겨 보기는 하지만 '예능 사랑'을 좇아오지는 못합니다. (ㅋ) 한때는 <PD수첩>이나 <100분 토론>과 같은 시사 프로그램에 집착을 했었지만, 어느 순간 모든 것이 무용한 듯 느껴져 뉴스도 어쩌다 한번 보는 지경이 되었죠. 하하;; 그렇게 예능에 집착하던 어느 날, 또 예능이 확! 지겨워집니다. 8년 동안 무도 광팬임을 주창하던 저였지만, 무도의 뱀파이어 전쟁이나 야구 게임과 같은 것을 보며, 저게 <런닝맨>과 뭐가 달라, <1박 2일>이랑 뭐가 달라 하며 째려보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무도의 저력은 역시 살아있네요. 어제 방송된 무한도전 8주년 기념 <무한상사>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개념의 크로스오버

제목만 보고 '또 <무한상사>야?' 했는데, 방송을 보고는 놀랐습니다. 뮤지컬을 결합하여 새로운 형식의 무한상사를 창조해낸 것을 보고 말입니다. 무도는 이런 능력이 정말 탁월한 것 같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것 중에서 <궁 밀리어네어>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멤버들을 데리고 5대 궁 투어를 하고, 일주일 후에 갑자기 퀴즈를 내기 시작하는 거죠. 당시 화제였던 <슬럼독 밀리어네어>란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탄생된 특집인 거죠~ <서바이벌 동거동락>은 초호화 게스트들과 여행을 떠난 후 서바이벌로 한 명씩 탈락하면서 섬을 떠나게 되는 내용이었는데 이것은 영화 <10억>을, " 아무도 모르게 당신의 사랑을 이루어드린다"는 <무한도전 연애조작단> 역시 <연애조작단 시라노>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하죠. <나름 가수다>도 그 맥락일테구요. 평소에 접하는 문화적 코드가 <무한도전>과 맞물리면서 재미가 배가되는 방식! 멋집니다.

 

7명이 모두 주인공이 되는 예능

무한도전의 또 다른 강점은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점입니다. 마치 '1인자', '유느님'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유재석이 주인공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각각의 멤버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절대 탄생할 수 없는 특집이 계속되는 걸 보면 말입니다. 특집의 최강자인 박명수는 <명수는 열두 살>을 비롯해 <박명수의 어떤가요>, <박명수의 기습공격>이 있고요. 정준하는 <정총무가 쏜다> <정총무의 책책책! 책을 좀 읽읍시다>, 정형돈은 <뚱보 형돈 이사가다> <친해지길 바래>, 노홍철은  <니가 가라 하와이> <무한도전 뉴욕 스타일>, 하하는 <무한도전 웨딩버스> <하하 vs 홍철>, 길은 그의 무단방뇨를 놓고 벌이는 공방법정 <죄와 길>이 있었죠. 그러고보니 유재석을 위한 특집은 기억나는 게 없네요. 자연스럽게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모양입니다. 능력자니까요. ^^  상꼬마 하하가 복귀했을 때, 예능의 신(神)으로 그의 예능감을 살려 준 것 역시 상당히 재기 넘치는 발상이라 생각합니다.

 

끝없는 무모한 도전

무한도전에서 장기 프로젝트를 빼놓을 수 없겠죠. 아무래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오랫동안 회자되기도 했구요. 저 같은 경우는 프로레슬링과 조정 특집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장기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멤버 각각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듯합니다. 성실과 근성으로 승부하는 사람, 꾀를 부리는 사람, 의욕만 넘치는 사람, 눈치를 주로 보는 사람 등등. 하지만 이마저도 끝을 향해 내달려갈 때는 아름답게 완결되는 느낌이 듭니다. 모두 열심히 하는 사람만 모여 있어도 재미는 없겠죠? (^^) 중구난방 캐릭터들이 있어야 '변화'에도 주목하게 되는 것일테니까요. '조정' 이후 한동안 뜸하긴 하네요. 뭐, 그들도 나이들긴 마찬가지니까요. 새로운 방식의 장기 프로젝트를 기대해 봅니다. 꼭 몸으로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ㅋ

 

 

 

쓴소리도 마다 않는 무한도전

무한도전이 그냥 웃기기만 하는 예능이었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까요? 개그에는 해학과 풍자가 있어야 제맛인 법! 무한도전은 그 역할을 훌륭히 하고 있죠? 기억나는 것으로는 녹색특집 <나비효과>가 있네요. 멤버들이 몰디브행 리조트와 얼음호텔로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요. 한쪽에서 에너지를 펑펑 쓰는 동안 얼음호텔은 점점 녹게 되는 거죠. 깔깔 웃으면서 봤지만, 사람들의 마음 속에 어떤 '다짐' 하나 챙겨두게 만들었습니다. 어제 방송된 <무한상사 - 정리해고> 역시 그렇습니다. 어쩌면 작정하고 찡!하게 만들었다는 생각도 드네요. 무한도전의 8년이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았다는 감정적 표출 같기도 하구요. 그러고보니 요즘은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미디어가 인기네요. 드라마 <직장의 신>이 그렇고, 웹툰 <미생>으로 윤태호 작가는 상도 탔지요. 아이돌의 가상 결혼처럼 일반인들에게 너무 먼~ 이야기는 이제 슬슬 설득력을 잃어가는 느낌입니다. 요즘은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때 대중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현실을 아프게 꼬집는 것 또한 무도의 능력인 게지요. 장수 예능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무한도전>!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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