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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땅 펼치기593

[브롬톤 제주도 일주] 3일차 ; 못 버티고 버스 점프 아침에 일어났더니 눈이 곱게 쌓여 있었다. 눈 때문에 기온이 오른 듯했으나 눈이 그칠 것 같지는 않았다. 제주도의 첫눈(한라산 제외)이라고 하는데, 왜 하필 이때에 --; 그래도 우선 출발하고 봐야지. 출발은 했으나 눈이 얼굴을 때려 도저히 달릴 수가 없었다. 급한대로 편의점에 들어가 라면을 먹으며 눈이 그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안에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늘 내내 날씨가 이럴 것 같다고 한다. 서귀포에서 오신 분은 그곳은 햇빛이 쨍쨍한데, 이곳은 왜러냐면 툴툴대신다. 아, 우린 어떻겠느냐고- 눈이 그친 듯해서 달리다보면 또 눈이 온다. 위험해서라도 라이딩을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점프를 선택했다. 그래도 명색이 자전거 일주인데 싶어서 최대한 짧은 거리를 이동하기로 했다. 그래서.. 2010. 12. 18.
[브롬톤 제주도 일주] 2일차 ; 오랜만에 장거리 라이딩 이튿날, 펜션을 나서는데 아주머니가 "생각보다 날씨가 좋네요. 다행이에요."라고 하신다. 일기예보 보고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그 말을 들으니 급화색이 돈다. 제주도 날씨가 변화무쌍하다는 것은 익히 아는 바, 일단 떠나고 보는 것이다. 이 날도 역시 일주도로와 해안도로를 넘나들며 달리기로 했다. 바람이 셀 때는 해안가는 피하는 게 상책! ㅋ 일주도로는 생각보다 자전거 도로 정비가 잘 되어 있었다. 자전거로 달리기에 열악한 곳은 계속해서 정비하는 듯했다. 달리는 중에 공사 현장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차도를 줄여 자전거 길을 확장하는 건 좋은데, 농사지을 땅을 파헤치는 걸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도로를 정비하는 데 있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개인이 알 수 없는 '계획'이 있을테니 감나라 배나라 할 .. 2010. 12. 18.
[브롬톤 제주도 일주] 1일차 ; 바람에 대고 페달링 출발은 12시 50븐 예정이지만, 노파심에 11시도 되기 전에 공항에 도착해 자전거 꽁꽁 싸매고 놀았다. 2시간 정도의 공백이었는데, 그나마도 피곤한 느낌. 역시 하는 일 없이 논다는 건 소모전이다. ^^; 브롬톤은 작게 접히는 자전거라 따로 박스 포장을 하지 않고 에어캡을 최대한 활용하여 마빅 가방에 넣었다. 공기압 때문에 튜브의 바람을 빼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그냥 넣었다. 터지지 않고 무사히 운송되었다. ㅋ 제주 공항에 도착하니 2시가 되어간다. 겨울 라이딩의 단점은 적어도 6시가 되기 전에 끝내야 한다는 거다. 해가 금방 지기 때문에 라이트만 믿고 있다가는 길을 잃기 십상이다. 게다가 인적이 드문 곳은 사방이 새까맣다는. ㅋ 부지런히 달리기 시작했다. 제주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 2010. 12. 18.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당연한 것을 의심하라! 과학을 좋아하지 않았다. 학창시절 과학은 어렵기만 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암기 위주로 공부하다보니 더 싫어졌다. 싫다고 외면할 수 없는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나 복숭아를 신선하게 유지해주는 냉장고는 내게 꼭 필요한 물건이었으나, 어떤 과학 기술의 원리가 숨어있는지 궁금하지 않았다. 그 시절엔 적어도 소중한 냉장고를 재미없는 과학과 연결시키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냉장고와 연관시키는 과학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다. 기호와 공식이 난무했을 뿐. 지금 생각해보면, 일상과 무척 밀접한 것이 과학인데, 부러 무관심하게 만들기 위해 과학이란 과목을 재미없게 만든 건 아닌가 의심해본다. 그래야 속이기 쉬우니까. ^^; 그 시절, 그러니까 과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비.. 2010. 11. 16.
『고등어를 금하노라』그 가족의 별세상 주변에서 이런 가족을 만난다면 궁상스럽다고 생각했을까? 친하기까지 했다면 말리려 들었을까? “한번 사는 인생 폼나게 살자, 그렇게 찌질하게 굴지 말고. 응?”하고 말했을까? 감히, 그러지 못했을 거다. 난방을 하고는 답답하다며 문을 열어놓는 우리가, 옷장에 옷이 가득한데 입을 옷 하나 없다며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백화점을 찾는 우리가, 가까운 가게와 시장 두고 대형마트까지 가며 굳이 자동차 끌고 나가는 우리가, 그렇게 편하게 사는 것에 익숙한 우리인데 말이다. 학력도 빵빵한 부부가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그들은 가난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의식주를 비롯해 부부 관계, 아이들 교육, 일에 대한 성취까지도 철저하게 계획적인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임혜지와 그의 남편, 아들, 딸은 독일에서 .. 2010. 11. 13.
타 보면 안다 『즐거운 자전거 생활』 자전거를 좋아하지만, 자전거 타는 매순간이 즐거운 것은 아니다.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차도를 피해 인도로 올라가면 보행자의 속도에 맞춰야 하므로 답답하기도 하고, 작은 사고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기도 한다. 어쩌다가 만난 자전거길이 반갑지만 이 길에서조차 역주행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옆에 인도를 두고 굳이 자전거길로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괜한 짜증이 섞이기도 한다. 간혹 한강이나 한적한 길로 나가 별 간섭 없이 자유롭게 바퀴를 굴릴 수 있을 때, ‘이제 자전거 타는 맛이 좀 나네’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게 자전거는 일상인가, 취미인가. 아무래도 취미에 가깝게 생각하기 때문에 자전거 타는 맛 운운하는 것도 같기도 하다. 자전거는 유럽에서 처음 발명되었는데, 이것.. 2010.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