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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책

자전거로 멀리 가고 싶다

by Dreambike 2010. 5. 31.

처음부터 기대는 높지 않았다. 얇은 소책자에서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을 것 같고-
‘자전거로 멀리 가고 싶다’라는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지 대충 감이 온다. 그래도 책장은 쓱쓱 넘어갔다. 반전이 있었다면! 각종 대회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다 읽고 나니, ‘대회 도전기’ 같은 성격을 띤 게 아닌가 싶다. 
읽으면서 든 몇 가지 생각들을 정리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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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한번 참여해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순위를 떠나 기분을 느껴보고 싶었다는.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 중 해변을 따라 달린다는 ‘투르 드 오키나와’는 이틀에 걸쳐 운영되고 총 330킬로미터를 달리게 된다. 그리고 도쿄와 이토이가와를 잇는 ‘패스트 런 대회’는 총 300킬로미터를 달리는데,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빠르게 달리는가를 겨루는 것, 즉 이 대회는 완주가 문제가 아니라 속도와의 싸움이라는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별세계라 불리는 부르베 대회가 있는데, 이것은 프랑스에서 시작된 장거리 라이딩 이벤트 중 가장 긴 거리를 자랑하는 대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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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칼로리 높은 것만 골라 엄청 먹어대도 10kg 감량했다고 한다. 이 사실만 놓고 보면, 다이어트 성공하는 데 자전거가 최고겠다. 즐기면서, 누리면서, 먹으면서 살을 빼기가 쉬운가. 대부분 고통과 억제와의 싸움이라 알고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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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바이크에 대한 정보가 세심하지는 않았다. 다른 책을 읽어봐야 겠다. 로드바이크의 과학 같은 책 말이다. 너무 전문적이어서 책장이 잘 안 넘어가긴 하지만- ㅋ

# 윤행을 일상화하면 생활이 즐거워지겠다. 자전거만을 고집할 필요도 없고, 시간에 쫓길 필요도 없다. 윤행으로 일본 열도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우리는 한국) 나아가서 세계를! 여기서 윤행이란, 자전거와 교통수단을 적절히 이용하여 여행하는 것을 말한다.

#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로드바이크를 좋아한다? 한계를 느끼며 언덕을 넘고, 잠을 참아가며 수백 킬로미터를 완주하고, 레이스에서 치열한 순위를 다투는 이들의 세계를 통해 그런 기질을 발견했다고 한다. 시체놀이 하는 것을 취미로 삼은 이들을 떠올렸을 때,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


필자의 로망 - 부르베 대회란,
부르베는 프랑스 안에서 정해진 기준을 충족시키는 여러 지역에서 두루 열리고 있다. 세계 각지의 부르베는 각각의 대회 결과를 최상급 기관인 프랑스 부르베 측에 보고하고, 프랑스 측에서는 인증서 및 거리에 따른 메달을 제작해서 보내준다. 부르베는 모든 장거리 라이딩 이벤트의 기원이 된다. 일본에서 200, 300, 400, 600 그리고 1000킬로미터로 나뉘어 부르베가 개최되고 있으며, 앞으로 1200킬로미터 대회도 개최될 것 같다고 한다. 이 모든 대회를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고 있어 상업적인 이벤트와 같은 풍성한 지원은 없지만, 참가자들은 점점 늘고 있다. 부르베에서는 한 해에 200, 300, 400, 600킬로미터를 모두 달린 사람을 SR(Super Randonneur)이라고 부른다.